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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스톡 교장 선생과 다섯 아들의 이야기] 클롭스톡 교장 선생과 다섯 아들의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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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스톡 교장 선생과 다섯 아들의 이야기 (1)

  • WHITE



옛날 옛적에 클롭스톡이라 불리는 한 남자가 살았는데 그에게는 다섯 아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그립스그랍스, 둘째는 피프파프, 셋째는 핑크팡크, 넷째는 피취파취, 다섯째는 트릴트랄이었습니다.


클롭스톡은 다섯 아들을 무척 사랑했고 그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클롭스톡에게 불행한 일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그가 교장 선생으로 있던 마을과 학교가 다 타 버렸고, 마을 사람들과 학생들도 불에 타 죽은 것입니다. 살아남은 건 클롭스톡과 다섯 아들뿐입니다.


그는 불타 버린 마을의 한가운데 있는 바윗돌에 걸터앉았고 다섯 아들이 주위에 둘러서자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나는 한순간에 불쌍한 사람이 되어 버렸구나. 너희를 교육 잘 받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지만 그럴 만한 힘이 다 사라져 버렸단다. 주린 배로는 배움을 이야기할 수 없고, 학교에 있던 나의 교과서도 모두 타 버렸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 스스로가 무엇이든 하도록 세상으로 보낼 수밖에 없구나. 너희는 이미 청년이 되었으니, 너희들이 섬기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스승을 찾아 함께 살도록 하여라. 너희들 각자 소명을 따라 살다가 1년 후에 다시 나를 찾아오너라. 그때 나는 너희가 무엇을 배웠는지 시험해 볼 거다. 나는 그때까지 여기에 널려 있는 나무토막을 가지고 너희들이 머물 수 있는 오두막을 짓도록 하마.”


그러자 다섯 아들이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각자 소명을 따르라고 말씀하셨는데 대체 소명이란 것이 무엇인가요?”


그러나 교장 선생도 소명이 무엇이라고 얼른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벗어진 이마를 문지르다 마침내 말했습니다.


“소명이란 부르는 것에 따르는 일이란다. 너희를 부르는 것이 너희의 소명이지.”


그러자 아들들이 다시 물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무엇이 우리를 부른다는 것인가요?”


교장 선생이 대답했습니다.


“너희들 각자의 이름이 너희를 부르는 거란다.”


그러자 다섯 아들이 다시 말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은 클롭스톡입니다. 그러면 그 이름이 갖는 소명은 무엇입니까?”


그러자 아버지는 조급해져서 말했습니다.


“현자 열 명이 바보 하나의 질문을 당해 내지 못하는 법이지. 그래, 내 이름은 클롭스톡이다. 나의 소명은 ‘지팡이를 두드리는 것’이지. 말하자면 나는 막대기로 멍청한 바보들을 채찍질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막대기를 들어 다섯 아들을 따끔하게 때리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다섯 아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달아났습니다.


얼마간의 거리를 뒤로하자 저녁이 되었습니다. 아들들은 숲에 누워 각자 어떤 소명을 받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성공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 하지만 자물쇠 따는 일은 재미있단 말이지. 철커덕 철커덕.”


그립스그랍스는 자신의 이름을 듣자마자 형제들 사이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습니다.


“내 이름은 그립스그랍스야. ‘철커덕 철커덕’이란 뜻이지. 자물쇠를 따는 일이 내 소명이야.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어. 1년 후에 아버지의 집에서 만나자꾸나.”


형제들은 작별 인사를 했고, 그립스그랍스는 서둘러 “철커덕 철커덕”이라고 말한 사람들을 쫓아갔습니다.


아침이 될 무렵 막내인 트릴트랄은 숲 속에서 새들이 짹짹 지지배배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는 다른 형제들에게 말했습니다.


“잘 지내, 형들! 내 이름은 트릴트랄이야. 짹짹 지지배배 노래한다는 뜻이지. 짹짹 지지배배 노래하는 것이 내 소명이야.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어.”


그는 작별 인사를 하고는 깊은 숲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남은 형제들은 계속해서 길을 가다가 한 목장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서 과녁을 향해 활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활을 쏠 때마다 ‘쉬익’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때 피프파프가 일어나 말했습니다.


“내 이름은 피프파프야. ‘바람을 가르는 소리’라는 뜻이지. 바람을 가르는 일이 내 소명이야.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어.”


피프파프도 작별 인사를 하고는 활을 쏘는 사람들에게로 갔습니다.


다른 두 형제는 시내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콩콩’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곳에는 한 약사가 서서 ‘콩콩’ 절구를 찧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핑크팡크가 피취파취에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내 이름은 핑크팡크야. ‘콩콩거린다’는 뜻이지. 콩콩하고 절구를 찧는 것이 내 소명이야.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어.”


그리고 약사에게 갔습니다.


이제 피취파취 혼자 남았습니다. 그는 강가에 도착해 강을 건너려고 강 건너의 뱃사공에게 소리쳤습니다.


“여보세요, 저를 건네주세요! 저를 좀 건네주세요!”


피취파취와 뱃사공은 조각배에 앉았고 ‘찰싹찰싹’ 소리를 내며 노를 저어 갔습니다. 피취파취는 기뻐하며 배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습니다.


“내 이름은 피취파취야. ‘찰싹찰싹 노 젓는 소리’라는 뜻이지. 찰싹찰싹 노를 젓는 것이 내 소명이야.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어.”


그러고는 뱃사공 곁에 남았습니다.


그해가 지나갔을 때 클롭스톡 교장 선생은 벌써 그늘이 잘 드는 큰 나무 곁에 오두막을 다시 지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다섯 아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기로 한 날이 되자 감자튀김이 가득 담긴 접시를 식탁 위에 준비하고는 식탁 주변에 의자를 놓았습니다.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네 명의 아들이 멀쑥하게 차려입고 점잖게 걸어 들어왔습니다. 단지 트릴트랄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클롭스톡은 네 아들 모두를 얼싸안고는 대체 트릴트랄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네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트릴트랄은 문밖에 서 있어요. 아주 몰골이 흉해서 부끄러워하고 있죠.”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문밖으로 나가 나무 아래에 서 있는 트릴트랄을 보았습니다. 그는 덥수룩한 거지 같았습니다. 머리카락은 길게 자랐고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었으며,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쉿! 쉿! 조용! 들어 봐! 조용!’이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저 불쌍한 녀석은 서 있게 내버려 두자. 완전히 바보가 되었구나. 나중에 감자튀김이나 조금 내다 주렴. 자, 들어가서 먹자.”


그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첫째에게 물었습니다.


“그립스그랍스야, 너는 낯선 곳에서 무엇을 배웠느냐?”


그러자 첫째가 말했습니다.


“나는 그립스그랍스. ‘그립스그랍스’라고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요. 그립스그랍스는 내 소명.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죠. 아버지! 저는 자물쇠 따는 법을 배웠어요. 자물쇠를 아무리 많이 잠가 놓았을지라도 무엇이든 훔칠 수 있는 솜씨 있는 도둑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두 개의 단도를 들고서도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처럼 아주 가파른 탑도 올라갈 수 있어요!”


“오, 이 어리석은 아들아!”


아버지가 소리쳤습니다.


“어떻게 그런 사악한 기술을 배웠느냐. 제발 다른 일을 배우도록 해라. 그러지 않으면 너는 그 두 자루의 칼 없이 양지바른 교수대에 오르는 법을 배워야 할 거다!”


“그러면 너는 무엇을 배웠느냐?”


아버지가 둘째 아들에게 묻자 피프파프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피프파프. ‘피프파프’라고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요. 피프파프는 내 소명.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죠. 저는 궁수들에게서 날아가는 제비의 눈동자를 쏘아 맞출 수 있을 만큼 아주 훌륭한 궁술을 배웠답니다.”


“그럴 듯한 이야기구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훌륭한 기술이다. 네가 사냥한 것을 우리가 구워 먹을 수도 있겠구나. 하느님의 은총이 네게 있기를 바란다.”


그러고는 셋째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무엇을 배웠느냐?”


셋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핑크팡크. ‘핑크팡크’라고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요. 핑크팡크는 내 소명.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죠. 저는 약사가 절구를 콩콩 찧는 소리를 듣고는 약사가 되었어요. 그리고 ‘생명의 영약’이라는 풀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 풀로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지요.”


“이렇게 감사할 수가!”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를 도와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기술을 배웠구나. 너의 그 풀이 말 그대로 효험이 있다면 우리 집안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되겠구나.”


이제 아버지는 넷째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엇을 배웠느냐?”


넷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피취파취. ‘피취파취’라고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요. 피취파취는 내 소명.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죠. 저는 뱃사공이 찰싹찰싹 노 젓는 소리를 듣고 뱃사공이 되었고, 또 배 만드는 장인이 되었어요. 물 위를 스쳐 지나가는 제비처럼 아주 재빠르게 항해하는 조각배를 만드는 법을 배웠답니다.”


“대단하구나!”


클롭스톡 교장 선생이 말했습니다.


“너는 정직하고 훌륭한 기술을 배웠구나. 언젠가 우리도 네가 만든 배를 타고 온 대륙을 여행하고 새로운 대륙도 발견해 낼 수 있겠다!”


이제 클롭스톡은 문밖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트릴트랄! 들어와서 음식을 먹으며 낯선 곳에서 어떤 훌륭한 일을 배웠는지 들려다오. 덥수룩한 거지 행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니 아무리 봐도 게으름이나 피웠던 모양이구나.”


그러나 착한 트릴트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손으로 입을 막고 ‘쉿! 쉿!’ 소리를 내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트릴트랄의 행동에 화가 나서 다른 아들들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식사를 마치자. 저 바보 같은 녀석은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그들은 남은 음식을 신나게 먹어 치우고, 자신이 배운 기술을 가지고 어떤 이득을 얻고 싶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나무 아래 서 있던 트릴트랄이 손뼉을 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좋았어, 야호! 이제 됐다!”


그러고는 유쾌하게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무엇이 되었다는 거냐? 내가 보기에 너는 제정신이 아닌 듯하구나.”


늙은 클롭스톡이 말했습니다.


“쳇, 너의 꼴은 그게 무어냐? 흙투성이처럼 새까매서 사람들이 네 얼굴에 대고 쟁기질하고 씨앗을 뿌려도 되겠구나. 이제 먹을 것은 없다. 왜 내가 불렀을 때 들어오지 않은 게냐?”


“화내지 마세요, 아버지.”


트릴트랄이 대답했습니다.


“이제 모두 제대로 되었어요.”


“대체 무엇이 제대로 되었다는 거냐?”


클롭스톡이 안달이 나 물었습니다.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트릴트랄이 대답했습니다.


“우선은 무얼 좀 먹어야겠어요. 그런데 여기에는 먹을 것이 다 떨어진 것 같군요. 제가 직접 찾아보죠.”


그러고는 문밖으로 나가 클롭스톡의 정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양배추 한 통을 들고 돌아와 사과를 먹듯 베어 물었습니다. 아버지와 다른 형제들은 트릴트랄이 익히지도 않은 양배추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는 그를 비웃었습니다.


“맙소사!”


트릴트랄이 말했습니다.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많아요. 전통적이고 소박한 것들 말이죠.”


그리고는 갑자기 방 안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던 살진 파리 한 마리를 입으로 덥석 잡아채려는 바람에 하마터면 식탁을 뒤집어엎을 뻔했습니다.


“맛있군!”


트릴트랄이 말했습니다.


“에스파냐 놈이었어요. 그놈이 위장에 자극을 주어서 양배추가 잘 소화되겠네요. 그런데 아버지, 여기에 거미는 없나요?”


“오, 이런 역겨운 녀석 같으니!”


클롭스톡이 말했습니다.


“거미도 먹겠다는 거냐?”


“거미가 얼마나 맛있는데요. 아버지가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그래요. 세례 요한도 광야에서 메뚜기를 먹었는데 왜 저는 당당히 문명을 거부하면 안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러자 클롭스톡이 말했습니다.


“자, 나는 정말로 네가 무엇을 배웠는지 궁금하구나. 내 생각엔 속세를 떠난 사람들이 하는 일을 배운 것 같구나.”


“거의 맞추셨어요, 아버지!”


트릴트랄이 말했습니다. “그것을 배우는 법은 아주 쉽답니다. 자, 들어 보세요. 아버지는 우리가 자신의 소명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저는 아버지가 말씀하신 ‘너희를 부르는 것이 너희의 소명이다’라는 말이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그리고 숲을 지나다가 수천 마리의 새들이 짹짹 지지배배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나는 트릴트랄. ‘트릴트랄’이라고 나를 부르는구나. 트릴트랄은 내 소명. 이 소명을 위해 하느님이 나를 만드셨죠. 새들의 노랫소리를 따라 계속해서 깊은 숲으로 들어갔어요. 숲이 어두워지고 울창해질수록, 절벽이 높아질수록 저를 부르는 소리가 더 커졌고 제 소명도 더욱 확실해졌지요. 왜냐하면 새들이 더욱 활기차게 짹짹 지지배배 지저귀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마침내 아주 외딴곳에 있는 조용한 장소에 도착했었지요.


그곳에는 한 높은 절벽과 아름다운 샘이 있었고 정말로 편안한 잔디밭이 있었어요. 사방에는 아름다운 떡갈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보리수, 전나무 그리고 소나무들이 있었고요. 이미 저녁이 되어 해가 졌기 때문에 저는 절벽 맞은편의 떡갈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호주머니에서 아버지가 우리 모두에게 주었던 남은 빵을 꺼내 먹었죠.


그때 갑자기 어마어마한 새의 무리가 사방에서 날아와 커다란 나무들 위에 앉아 쪼로롱 지저귀기 시작했어요. 마치 모든 나뭇잎들이 노래하기 시작했다고 여길 정도로 말이에요. 그러다 문득 새들의 노래 사이에서 커다란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더니, 날카로운 칼로 새들의 부리를 잘라 낸 것처럼 갑자기 조용해졌어요.


마치 아버지가 학교에서 ‘조용히 해!’라고 소리치며 회초리로 책상을 내리쳤을 때처럼 말이에요. 그러고는 한 마리의 새가 혼자서 휘파람을 불기 시작하자 모든 새들이 휘파람을 따라 불었어요. 그것도 뒤죽박죽 엉망으로 소리를 낸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같은 소리를 내며 정확하게 박자를 맞추어 서로 다른 목소리로 <이제 모든 숲이 편히 쉬네>1라는 저녁 노래의 멜로디를 휘파람으로 불렀답니다.


저는 그 노랫소리에 완전히 매료되어 결국 조용히 휘파람을 따라 부르기 시작했지요. 새들이 마지막 소절을 부르고 나서 각자 기도를 하듯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곧이어 서로 잘 자라고 인사를 하는 것처럼 아주 특이하게 재잘거렸어요. 그리고 여러 나무들 위에 있는 각자의 둥지로 날아갔답니다.


저는 공감이 가는, 너무나 아름다운 새들의 노래 때문에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새들의 노래를 제대로 이해하는 법을 배울 때까지 그곳에 머물기로 결심을 했죠. 하지만 그 지역은 완전히 야생의 숲이었기 때문에, 땅에서 밤을 지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따금 수풀 사이로 야생 동물들이 덤불 속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듯한 소리가 들렸거든요. 밤이라서 잘 알아볼 수 없었지만 한 커다란 짐승이 근처의 나무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가까스로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갔어요. 그 짐승은 샘으로 기어가서 물을 마셨죠.


이번에는 멧돼지가 물가로 다가갔어요. 꿀꿀거리는 소리를 듣고서 멧돼지인 줄 알았지요. 멧돼지가 개울로 뛰어들려고 하자 다른 짐승이 화가 나서 꿀꿀거리는 소리를 냈어요. 마치 멧돼지가 와서 개울을 더럽혔다며 싸우는 것 같았지요.


하지만 멧돼지가 아랑곳하지 않자 다른 짐승이 세차게 멧돼지의 따귀를 때렸고, 멧돼지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숲 속으로 도망쳤어요.


저는 깜짝 놀라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고, 그 짐승이 제가 있는 나무로 다가와서 기어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는 기겁을 했답니다. 저는 온몸을 떨며 이렇게 생각했지요. ‘세상에! 이제 저 놈이 내 따귀를 때리겠구나!’ 불안한 마음에 저는 나무 위로 점점 높이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그 짐승은 제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는 개처럼 짖어 대면서 점점 저에게로 가까이 기어 지요.


한 발자국도 헛디디지 않고 저의 등 뒤로 점점 다가와 짖어 대는 것을 보니 그놈은 저보다 나뭇가지들을 더 잘 알아보는 것 같았어요. 저는 점점 가느다란 나뭇가지로 물러섰지요. 그때 갑자기 커다랗고 번뜩이는 눈이 내 앞에 나타났어요. 부엉이 한 마리가 저를 부리로 덥석 물려고 덤벼들었고 날개로 때렸지요.


게다가 등 뒤에는 제게 바싹 다가와 울부짖는 커다란 동물이 있었고요. 저는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때 밟고 있던 나뭇가지가 부러져, 저는 나뭇가지들 사이로 요란하게 후드득거리는 소리를 내며 땅 위에 ‘쿵’ 하고 떨어졌지요.


다행스럽게도 큰 상처는 나지 않았지만 공포감은 극에 달해서 꼼짝할 수도 소리칠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저는 떨어진 자리에 쥐 죽은 듯 누워서 무서운 짐승이 내 뒤를 쫓고 있는지 기다렸지요. 하지만 그놈은 내게 다가오지 않고 얼마 동안 내 등 뒤에서 짖더니 이내 조용해졌어요.


하지만 나무 사이로 오르내리는 통에 새들이 잠에서 깨어났고 여기저기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어요. 제 생에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아주 기묘한 휘파람 소리였어요. 그러고 나서 새들도 점차 조용해졌어요.


저는 꼼짝도 하지 못했지요. 얼마 후 마치 나무를 켜는 것처럼 엄청나게 코 고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세상에, 저렇게 큰 소리로 코를 골다니. 아주 지독한 주둥이를 가진 동물이군!’


숲 위로 달이 떠올라 찬란한 빛을 나무들 위로 쏟았어요. 그때 저는 겁이 나면서도 그 짐승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내가 떨어졌던 나무의 나뭇잎 사이를 올려다보았어요. 멧돼지의 따귀를 때리고, 개처럼 짖으며 나무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짐승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말이죠.


곧 한 나뭇가지 구석에 누워 코를 골고 있는 짐승의 새까만 그림자를 보았어요. 하지만 기다란 털이 이리저리 흩날리는 바람에 짐승을 알아볼 수는 없었어요. 그렇게 위를 보는 동안 저는 또다시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그 짐승이 기지개를 켜더니 ‘우아, 우아’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하품을 하고는 도토리들이 우박처럼 내 코 위로 와르르 떨어질 정도로 심하게 재채기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하지만 갑자기 그 짐승이 크고 맑은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는 순간 저는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답니다.”



오라, 밤의 위안이여. 오, 나이팅게일이여!

기쁨에 가득한 너의 목소리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 다오.

오라, 와서 창조주를 찬양하라.

다른 새들은 잠이 들어

더 이상 노래할 수 없으니,

너의 목소리를 크게 울려 다오.

너는 그 누구보다도

하늘 위에 계신 지극히 높은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으리니.



태양빛이 사라져

우리가 어둠 가운데 있을지라도,

하느님의 자비와 권능을

우리는 찬미할 수 있으리니.

하느님을 찬양하는 우리를

밤도 막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너의 목소리를 크게 울려 다오.

너는 그 누구보다도

하늘 위에 계신 지극히 높은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으리니.



자연의 대답인 메아리가

이 기쁨의 울림에 화답하려 하네.

메아리를 울리어

온 시간 동안 우리를 사로잡는

온갖 피곤을 몰아내고

우리에게 잠을 유혹하는 것을 가르치네.

그러므로 너의 목소리를 크게 울려 다오.

너는 그 누구보다도

하늘 위에 계신 지극히 높은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으리니.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하느님을 찬양하려 반짝이며

영광의 증거를 보이네.

올빼미들은 비록 노래를 부를 수는 없어도,

울부짖는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구나.

그러므로 너의 목소리를 크게 울려 다오.

너는 그 누구보다도

하늘 위에 계신 지극히 높은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으리니.

작가 한마디